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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가을 초저녁

내가나의Genie 2015. 9. 18. 18:13



창밖으로 해가 뉘엿뉘엿 지는 주차장을 보고있다가 갑자기,
병원을 나가는 중년 아주머니의 뒷모습에
-엄마! 잘가!
하고 인사해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엄마도, 이런걸 좋아했다.
학교 기숙사로 떠날때, 여행갈때, 출근할때,
창에 가까이 매달려서 -잘가! 하고 인사하는 걸.

그 아련해지는 기분이 좋았고,
그렇게 인사해주는 엄마가 애틋하고 눈물나게 짠했다.



엄마가 지금 옆에 있으면 좋겠다.

힘들었던 일, 재밌었던 일,
자랑스러웠던 일, 아쉬웠던 일, 속상했던 일들을 한가득 안고 있다가
엄마한테 와르륵 쏟아내고 토닥토닥 위로받고 싶다.

엄마가 이런 내 모습을 얼마나 좋아했을까.

엄마가 많이 보고싶다.
많이.



내 일이 바쁘고 고되고 힘들다는 이유로,

한번 생각나면 너무 힘들어지고 주체하지 못하게 슬퍼질까봐
엄마 생각을 안 하기도 하고 못하기도 하면서 살고 있는 요즘이다.

엄마랑 연애얘기 결혼얘기 얄미운 동료얘기 성형수술 얘기
주제 없는 수다들을 늘어놓고 싶다